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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싸게 샀고, 한국에서는 많이 얻었다

by sasano 2026. 6. 20.

일본에서는 싸게 샀고, 한국에서는 많이 얻었다

같은 물건을 사도 기분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가격이 같고, 얻는 이익도 비슷한데 이상하게 만족감은 다를 때가 있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저는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살 때도 그랬고,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손님들을 볼 때도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참외를 사러 갔던 날, 문득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외 세 개를 더 주셨다

어제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트럭에서 참외를 파는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날씨도 덥고 참외가 먹고 싶어서 한 봉지를 샀습니다.

가격을 계산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참외를 몇 개 더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서 봉투에 참외 세 개를 더 넣어주셨습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옆에 쌓여 있던 자두를 가리키며 "이것도 맛 한번 보세요." 하시더니 자두 두 개까지 봉투에 넣어주셨습니다.

순간 웃음이 나왔습니다.

사실 참외 세 개와 자두 두 개가 엄청난 금액은 아닙니다. 아저씨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비스로 줄 수 있는 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단순히 물건을 더 받아서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아저씨가 가격을 천 원 정도 깎아주셨다면 분명 고맙기는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오래 기억에 남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참외를 세 개 더 넣어주시고, 자두도 맛보라며 챙겨주시는 모습을 제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입니다.

열 개를 사러 갔는데 열세 개가 되었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자두까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싸게 샀다"는 생각보다 "많이 얻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시장에서 생선 사도 세 마리를 더 주셨다

참외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제 시장에서는 반건조 가자미를 샀습니다. 자주 가는 가게이긴 하지만 특별한 단골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 가게 할머니는 갈 때마다 생선을 몇 마리씩 더 넣어주십니다.

이번에도 계산을 마치고 나니 가자미 세 마리를 더 주셨습니다.

"이것도 가져가."

너무 자연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생선 몇 마리 때문에 엄청난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좋습니다.

일본에서도 친절한 가게는 많습니다. 하지만 물건을 살 때 무언가를 더 받는 경험은 한국에서 훨씬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가격을 깎아주는 것과 물건을 더 주는 것은 결국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받는 사람의 기분은 다릅니다.

돈을 절약했다는 기분보다 누군가가 조금 더 챙겨주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합니다.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까지 함께 오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시장을 좋아합니다. 물건을 사러 갔다가도 가끔은 기분 좋은 마음까지 함께 받아오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며 떠오른 생각

저는 지금 남편과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리조트 안에 있는 작은 편의점이지만 행사 상품은 꽤 많은 편입니다. 남편도 행사 상품 위주로 주문하기 때문에 매장 곳곳에 1+1이나 2+1 상품이 놓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가만히 보면 원래부터 두 개나 세 개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 것 같은 경우도 많습니다. 음료 하나를 사러 왔다가 2+1 행사 상품을 보고 두 개를 집는 분들도 있습니다. 과자 하나만 사려고 했다가 행사 상품이라서 여러 개를 들고 계산대로 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계산을 하면서 손님들이 웃으며 말할 때도 있습니다.

"또 괜히 많이 샀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도 웃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원래는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결국 두 개를 사고 하나를 더 받아가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처음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손님들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더 얻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인데도 1+1이나 2+1이라고 적혀 있으면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어차피 사야 하는 거니까."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지금 사면 하나를 더 받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시장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참외를 사는데 세 개를 더 받고, 자두도 맛보라며 두 개를 더 받았습니다. 생선을 사러 가면 몇 마리를 더 챙겨주기도 합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할인 자체가 아니라 '하나 더 받는 기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1+1과 2+1이 단순한 행사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 덤을 받았을 때 느꼈던 기분과 어딘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익은 비슷한데 기분은 다르다

일본에도 할인은 많습니다. 마트에 가면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고, 편의점에서도 가격을 낮춘 상품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물건을 싸게 샀을 때는 “오늘은 돈을 아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덤을 받을 때는 조금 달랐습니다. 참외 세 개를 더 받고, 자두 두 개를 맛보라고 받았을 때 저는 “돈을 아꼈다” 기 보다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계산해 보면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을 깎아 주는 것과 물건을 더 주는 것은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은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할인은 가격표에서 돈이 줄어드는 느낌이라면, 덤은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덤은 단순한 할인보다 더 직접적으로 기분 좋게 느껴졌습니다.

편의점의 1+1이나 2+1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결국은 할인 행사이지만, 손님들은 “싸게 샀다”보다 “하나 더 받았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어느새 그런 기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 장을 볼 때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일본에서는 싸게 샀고, 한국에서는 많이 얻었다고 말입니다. 같은 이익이라도 마음에 남는 느낌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마무리

생각해 보면 할인도 덤도 결국은 소비자가 조금 더 이익을 보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에 남는 느낌은 달랐습니다.

일본에서는 싸게 샀다는 만족감이 컸고, 한국에서는 예상보다 많이 받았다는 즐거움이 더 컸습니다. 돈으로 계산하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사람 마음은 꼭 계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외 세 개와 자두 두 개, 그리고 시장에서 받은 가자미 몇 마리는 아주 큰 선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 작은 덤 때문에 하루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1+1 상품을 좋아하는 손님들을 보면 조금 이해가 됩니다. 사람은 가끔 싸게 사는 것보다 하나 더 얻는 기분에 더 크게 웃게 되는 것 같습니다.